출처: https://hobby.tw/7 [Experience] 글램핑 캠핑장 평창 라플란드 내돈내산 리뷰 - 미구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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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캠핑은 하고 싶지만 장비 구입이 부담스럽고 번거로운 사람들을 위한 캠핑인 글램핑(glamping)은 다들 한 번씩을 들어보거나 경험해보셨을 겁니다. 고급스럽고 편리한 물건들을 갖추어 놓고 즐기는 야영이란 뜻인 만큼 그저 몸만 가면 이미 준비된 텐트와 도구들로 산과 바다를 느끼며 캠핑 분위기를 내고 올 수 있죠. 요즘은 더 특색 있고 시설이 업그레이드된 야영장 및 글램핑장이 많아져서 선택의 폭도 굉장히 넓어졌는데요, 저는 그중에 가장 최근에 생긴 평창에 위치한 '라플란드'를 다녀온 후기를 자세히 풀어보려 합니다. 제 글은 꼼꼼히 읽다 보면 중간중간 중요한 꿀팁들이 많이 튀어나오니 정독하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1. 신상 글램핑 캠핑장, 라플란드

 

 사실 저는 예전에 글램핑을 한 번 다녀오고 제 기준에선 단점이 더 많다고 느껴져 이후로는 가지 않았습니다. '임시로 시설들을 갖추어 놓은' 캠핑의 그 불완전한 매력을 여럿이 쓰고 다녀가니 감성은커녕 일반 숙박업소보다 더욱 빠르게 손때가 탄 것은 어쩔 수 없는 노릇이었기 때문이죠. 오롯이 자신의 텐트와 자신의 부대 도구들로 힘들어도 직접 준비하는 것을 선호하는 사람들을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다 SNS에서 신상 글램핑장인 '라플란드'를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광고 같아 그냥 지나치려 했지만 겉만 봐도 6천 평이라는 부지에 캠핑장 하나당 어마어마한 규모와 바로 옆에 우리만 쓸 수 있는 간이식당 같은 바비큐 데크와 앞뒤로 넓게 쓸 수 있는 마당공간, 그리고 글램핑의 가장 취약점이었던 공동화장실이 이용이 아닌 같은 공간 지하에 만든 개인 화장실이라니! 감성 있는 호텔방 하나를 따로 옮겨 놓은 듯한 비주얼이 그냥 지나칠 수가 없었습니다. 게다가 생긴 지 얼마 안 됐으니 깨끗하고 주변 환경도 날것의 그대로인 점이 좋았습니다. 가격이 꽤 나갈 거 같았지만 오픈 초기 할인 이벤트로 평일 기준 30만 원이라는 수긍가는 금액에 예약할 수 있었지만 현재도 같은 가격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당연히 오토캠핑장도 있는데 20개의 사이트가 있으며 데크 타입과 잔디 자갈 타입으로 나뉘어 있습니다.  오늘 포스팅할 건 글램핑장이고 이 라플란드는 이 글램핑장이 꽃이라 할 수 있습니다.

 

 

2. 라플란드 위치 및 시설

 

라플랜드-가는길
라플란드 위치

위치는 강원도 흥정계곡 4길 71-70으로 서울에서 1시간 30분이면 도착할 수 있습니다. 카카오 네비보다는 티맵 네비를 찍고 가길 추천하며 좁고 가파른 산속을 오다 보면 흥정계곡 초입이 나오는데 거기서부터 5km 정도 올라가면 돌탑 마을 표지판이 보이고 옆에 작은 다리가 하나 나오는데 거기서 좌회전하고 들어오셔야 합니다. 짧은 다리를 건너 다시 우회전을 하면 그곳이 라플란드입니다. 저는 다리가 너무 작아서 설마 저걸 건너겠어하고 직진하다가 길을 잃고 말았습니다. 라플란드는 사진처럼 펜션 길에서도 벗어난 샛길에 위치해있기 때문에 더 찾기 어렵지만 그만큼 더 조용합니다.

 

  글램핑장은 오후 2시 체크인, 오전 11시 체크아웃이라 다른 숙박에 비해 체크인이 빠릅니다. 도착하면 바로 보이는 목조로 되어있는 사무실 건물에서 체크인하고 자신의 글램핑 숙소 가까이에 차를 끌고 가 무거운 짐들을 내려놓고 주차장으로 다시 옮깁니다. 도착해서 느낀 라플란드의 느낌은 휑한 느낌과 동시에 굉장히 고요하고 사진보다 더 크고 넓다고 느꼈습니다. 정말 주변에 아무것도 없기 때문에 조금만 벗어나도 무서울 수 있는 산주변인데 이게 가을의 느낌을 그대로 맞딱들일 수 있어 그렇게 매력적일 수 없었습니다. 11월 하순의 평창의 산속은 체감온도가 매우 추웠고 청량했습니다.

 

라플란드-야외전경
라플란드-글램핑장라플란드-글램핑장-내부
라플랜드 캠핑장 전경과 실내
라플란드-내부시설라플란드-등난로 라플란드-지하화장실
라플란드 캠핑장 내부 시설

내부는 퀸사이즈 침대와 호텔 침구 같은 푹신 화이트 이불, 빔프로젝터, 소파, 빈백, 우드 옷걸이, 석유난로, 전기난로, 담요, 물건 올려놓을 수 있는 탁자, 무드등, 써큘라이터, 수건, 드라이기 등 공간 안에 있을 건 다 있었습니다. 가장 놀랐던 건 침대 안에 전기장판이 있었습니다! 저희는 추울까 봐 전기장판을 바리바리 싸가지고 갔는데 괜히 짐만 됐네요. 그리고 난로가 2종류가 있지만 전기난로는 고장이 났는지 계속 찬바람이 나와서 등난로만 이용했습니다. 이거 하나만으로도 내부가 금방 따뜻해졌지만 석유냄새가 나는 건 어쩔 수 없었습니다. 난로 관련해서 숙지해야 할 사항은 아내래 따로 정리해놓겠습니다. 아무튼 소품 하나하나가 고급스러웠고 인테리어도 굉장히 신경 쓴 티가 났습니다. 

 

라플란드-비데
라플랜드 글램핑장 화장실

 이 글램핑장이 다른 글램핑장과 차별화되는 요소가 바로 지하 화장실입니다. 내부에 계단이 하나 있는데 이 계단을 타고 쭉 내려가면 샤워실과 세면대, 비데가 있는 꽤 넓은 화장실이 나옵니다. 역시 지은 지 얼마 안 돼서 아주 깨끗합니다. 휴지도 넉넉히 있었고 어메니티도 아베다 브랜드로 매우 좋았습니다. 수건은 두껍고 커다란 장수건과 일반 수건이 알맞게 있어 따로 가져온 수건을 쓰진 않았습니다. 칫솔과 치약은 없으니 꼭 챙겨가세요. 이 화장실의 단점이라면 계단이 가팔라 물기가 있으면 크게 다칠 수 있어 아이가 사용하기엔 무리가 있었고 지하라 공기 자체가 으스스해서 춥게 느껴집니다. 이후에 화장실에서 있었던 사건이 있었는데 이것 역시 조금 이따 말씀드리겠습니다.

 

라플란드-야외데크라플란드-바비큐도구들
글램핑-숯에-불붙이기조개구이
라플란드 바베큐장

외부에는 텐트 옆에 이렇게 데크와 바베큐장이 따로 있어 매우 매우 편하고 좋았습니다. 개수대에서 온수도 콸콸 나오고 칼을 비롯한 갖가지 조리도구, 컵, 다양한 사이즈의 냄비, 우드 그릇과 수저 세트, 버너, 부탄가스까지 아주 넉넉하게 준비되어 있었습니다. 딱한 가지 불 피울 숯만 꼭! 따로 챙겨가셔야 합니다. 여기는 캠프파이어를 할 수 있는 화로도 따로 준비되어 있고 장작도 데크 옆에 엄청 많이 쌓여있기 때문에 밤새 불을 지펴놔도 모자라지 않을 양이었습니다. 숯은 2인 기준 두 봉지 정도만 챙겨가면 1 봉지는 바비큐 할 때, 1 봉지는 캠프파이어할 때 쓸 수 있지만 그 이상의 인원이라면 3 봉지는 준비해 가셔야 할 듯합니다. 

 

 

3. 라플란드에서의 아름답고 고요했던 밤, 그러나 아쉬웠던 점

 

라플란드-글램핑장의-야경글램핑장-캠프파이어
평창 라플란드에서의 캠프파이어

겨울의 산속이라 금방 해가 떨어지자 힙한 음악을 틀어놓고 갖가지 바비큐와 찌개를 먹으며 캠프파이어까지 하니 정말 여기가 겨울의 지상낙원이었습니다. 평일이라 사람들이 별로 없는 탓도 있었지만 글램핑장마다 적당히 거리가 있어 다른 사람들 노는 소리도 잘 들리지 않아 그야말로 우리만 있는 것 같았습니다. 따뜻한 불구덩이(?) 속에서 두런두런 이야기를 하고 별도 보며 한참을 놀다가 느지막이 정리하고 텐트 안에 들어갔습니다. 

 

 1) 씻다가 골로갈 뻔, 겨울철 샤워는 10분 이내로!

 

씻기 위해 지하 화장실로 내려갔는데 밤이 되니 무섭고 추웠습니다. 얼른 샤워 물을 따뜻하게 틀었더니 수압은 약했지만 정말 뜨거운 물이 잘 나왔습니다. 언 몸을 녹이려고 5분 정도 가만히 물을 맞았고, 곧 샴푸를 하려고 물을 잠깐 껐는데 금방 한기가 돌아 도저히 물을 안 틀고 있을 수가 없어서 물을 계속 틀면서 샴푸를 했습니다. 10분 조금 넘게 지나자 물이 갑자기 차가워지는 바람에 깜짝 놀랐고 찬물을 뒤집어쓴 채 미친 듯이 떨게 되었습니다. 알고 보니 구석에 작은 온수기가 뜨거운 물을 쓰는 만큼 데우는 속도가 느려 10 몇 도에서 왔다 갔다 거리고 있었던 거죠. 다시 데우려면 오랜 시간이 필요해 보였습니다. 너무 당황하고 벌벌 떨면서 온수기 숫자만 올라가는 것을 지켜보다가 이러다가 죽겠다 싶어 그냥 찬물로 소리를 미친 듯이 지르며 마무리했습니다. 저절로 눈물 콧물이 나와 엉엉 울면서 위로 올라왔는데, 엎친데 덮친 격으로 등유가 떨어져 난로가 꺼져있었고 내부는 한기가 돌고 있었습니다. 미칠 것 같은 스트레스에 일단 전기장판을 마지막 희망으로 최고온도로 맞춰놓고 이불속에서 울부짖으며 몸을 다시 데웠고 1시간가량은 나올 수가 없었습니다. 절대 저처럼 물 오래쓰지 마시고 10분 내로 후다닥 씻고 나오길 권장합니다. 

 

 

2) 등유보다는 전기난로를 어서 고쳐주세요.

 

시간이 흘러 몸이 조금 정상으로 돌아오자 등유를 보충하러 사무실로 갔지만 밤늦은 시간이라 아무도 없었습니다. 한참을 두리번거리다가 사무실 구석에서 등유를 찾아 다시 채워 넣었습니다. 그리고 채워 넣는 순간에 냄새가 정말 너무 심했고 환기를 시키지 않으면 질식사할 것 같아 결국은 방충망만 닫고 사방의 문을 다 열어놓고 잘 수밖에 없었습니다. 다행히 전기장판이 있어 나가지만 않으면 따뜻했지만 몸은 따뜻하고 얼굴은 추운 겨울의 노천탕을 그대로 즐길 수 있었습니다. 이것이 캠핑의 매력인가.. 하며 빔프로젝터로 슬기로운 산촌생활과 영화 한 편 보며 마음을 추슬렀습니다. 뻥 뚫린 밤하늘 아래에서 보는 빔프로젝터는 또 너무 낭만적이었기에 꽁꽁 얼었던 마음이 사르르 녹아내리긴 했습니다. 

라플란드-글램핑에서-빔프로젝터로-영화보기
라플란드에서의 밤

전기난로가 작동이 되지 않는다고 사장님께 말씀드렸었지만 사람들이 하도 많이 써서(?) 고장이 나서 급하게 등난로를 준비하셨다고 했고 우려했던 냄새는 있었지만 나중에 등유가 부족할 것은 간과했습니다. 그래도 등유는 아이들이 있는 집이라면 이래저래 위험할 것 같고 밤중에 사무실까지 가기 힘들 수 있으므로 여분의 등유는 각 숙소 외부에 하나씩 구비해주시는 것이 좋을 듯싶었습니다.

 

 

 평창 라플란드는 이 두가지 사건만 빼면 정말 만족했던 곳이었습니다. 나중에 사람이 많아지면 모르겠지만 현재는 정말 매력적인 공간입니다. 사장님은 아직 오픈 초기라 부족한게 너무 많다며 재차 문자와 대면으로도 말씀해주셔서 설마 하며 걱정이 많았지만 의외로 많은 것을 만족하며 지내다가 마지막 온수와 등유 사건이 복병이었네요. 미리 언급이 있었다면 완벽했을 여행이었을 텐데 이제 막 추워지기 시작할 시점이라 미흡한 부분이었나 봅니다. 아무래도 캠핑은 날씨 영향을 많이 받는 활동이라 한여름과 한겨울에는 많은 보완이 필요할 것입니다. 봄가을에 다시 한번 와보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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