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호텔 뷔페 투어의 마지막 복병이었던 조선 팰리스 호텔의 콘스탄스 뷔페 후기 포스팅입니다. 사실 콘스탄스 뷔페가 생기자마자 방문하고 싶었지만 초창기의 시행착오가 걱정되었고 지난 조선 팰리스 숙박 때 식사할 예정이었으나 취소를 했었습니다. 그러다 서울에서 두 번째로 비싼 콘스탄스 뷔페를 리뷰하고 싶어 다시 예약을 하고 방문하게 되었습니다. 결론적으로는 실망했던 음식과 구성을 필두로 헤매지 않고 가는 법, 할인 팁까지 이야기해보겠습니다.
1. 예약방법 및 가격
콘스탄스 뷔페는 전화로만 예약이 가능합니다. 슬슬 다가오는 연말이라 예약이 어려울 것을 예상했으나 평일 예약이라 비교적 쉽게 예약을 했습니다. 콘스탄스는 창가 쪽 자리가 매우 예쁘다고 들어서 창가 쪽 자리를 원했지만 3주 정도의 기다림이 필요하다길래 그냥 아무 자리로 가장 빠른 시간을 요청했더니 4일 후였던 월요일 평일 런치가 가능하였습니다. 지금은 아마 주말 예약은 꽉 차 있는 듯하고 이제는 평일도 빨리 예약하지 않으면 어려울 수 있습니다.
뷔페 가격은 조선 아리아 다음으로 비쌉니다. 여태껏 콘스탄스가 가장 비싸다는 이야길 들었는데 조선 아리아가 런치 13만 원대로 가장 비쌉니다. 게다가 12월이 들어서면 모든 호텔 뷔페 가격 인상이 들어가는데 여기선 또 콘스탄스가 17만 원으로 압승이네요. 아래는 인상되는 가격을 뉴스원 기사에서 캡처해왔으니 날짜별, 장소별, 시간대별로 금액 꼭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2. 위치 및 분위기
위치는 역삼역 조선 팰리스 호텔의 24층에 위치해있습니다. 호텔은 당연히 네비로 쉽게 찾을 수 있지만 자차로 이동해서 주차장 이용 시에는 프라임 오피스인 센터피스가 함께 있는 큰 건물이기 때문에 조금 헷갈릴 수 있습니다. 오피스 건물 WEST와 EAST, 그리고 조선 팰리스 호텔이 나뉘어 있으므로 조선호텔 입구로 잘 찾아가야 합니다. 저는 보이는 데로 들어갔다가 알고 보니 오피스 WEST 쪽이라 지하 1층에서 다시 내려 엘리베이터를 갈아타는 번거로움이 있었습니다.
조선 호텔 엘리베이터를 타고 24층 콘스탄스에 내리면 좌측에 콘스탄스 뷔페가 있습니다. 뷔페 직원들의 환대를 받고 입장하면 높은 층고에 사방이 유리창인 탁 트인 서울 강남 한복판의 전경을 볼 수 있는데 확실히 타 호텔 뷔페들 중에서는 가장 세련된 인테리어와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느낄 수 있습니다. 지난번 포스팅했던 더현대호텔의 스펙트럼도 세련되었 지만 캐주얼한 느낌이 강하고 콘스탄스는 기본적인 테이블이나 의자들이 훨씬 고급이었기 때문에 비교가 무의미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유리창으로 들어오는 채광 역시 한몫하여 밝고 평온하며 고급스럽지만 결코 무겁지 않은 분위기를 연출합니다. 어떠한 지인을 모시고 와도 최상의 선택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월요일 런치 시간은 자리가 꽉 채워진 느낌은 아니었고 다소 여유가 있었습니다. 자리도 널찍하고 좌석마다 간격도 넓은 편이라 방해받지 않고 식사할 수 있었습니다.
콘스탄스의 음식 섹션을 나누어 논 것도 타 호텔 뷔페와는 차별화가 됩니다. 해산물 코너, 디저트 코너, 샐러드 및 육류, 중식, 즉석 코너 이렇게 3개의 섹션으로 완벽히 나누어 놓았습니다. 단점은 샐러드 및 육류, 중식, 즉석코너와 해산물 코너는 완전 다른 골목에 있듯이 떨어뜨려 놓았기에 멀리 움직여야 한다는 것입니다. 샐러드 코너 쪽에 앉은 사람은 해산물이 멀고, 해산물 쪽에 앉은 사람은 그 반대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디저트 코너는 입구 쪽에 세팅되어있습니다. 장점은 이렇게 나누어 놓았기에 사람이 몰리지 않아 타뷔페보다 여유로운 식사가 가능하다는 것입니다. 또한 콘스탄스 뷔페를 들어오면서 저 멀리 보이는 채광 비친 디저트 코너는 중세시대 공주의 티파티를 연상시키는 듯 여자들의 마음을 설레게 합니다. 이 뷔페만의 아이덴티티를 각인시키는 효과라는 생각이 듭니다.
3. 음식 종류와 맛
저는 해산물 코너 쪽 부근에 앉았기에 해산물부터 먹어보았습니다. 콘스탄스에는 보통 호텔 뷔페에는 거의 다 있는 랍스터가 없습니다. 그래도 씨알이 큼직큼직한 가리비와 대게, 문어가 있어 첫 접시로 한가득 가져와봤습니다. 대게는 보통 차갑게 나오는 곳도 많지만 여기는 김이 모락모락 나는 찜통 근처에 있어서 기대가 컸습니다. 하지만 첫 접시부터 실망을 하고 말았습니다. 대게와 가리비 둘 다 온도가 차가운 것도 아니고 따뜻한 것도 아닌 정말 애매한 실온에서 식은 듯한 느낌이었습니다. 또한 대게가 웬만해서 비리기 힘든데 비리고 고소한 맛은 전혀 없었습니다. 가리비는 아무 맛도 나지 않았고 질긴 편이었습니다. 이어서 따로 접시에 담겨 있는 참치와 연어회, 그리고 초밥을 먹었지만 이 역시 정말 수준 이하였습니다. 신선도가 떨어진 건지 식감이 좋지 않았고 횟감의 풍미가 없었습니다. 호텔 뷔페에서 회는 어차피 큰 기대를 하지 않지만 그래도 중간 수준도 아니었습니다.
즉석튀김 쪽은 콘스탄스만의 시그니처라고 할 수 있습니다. 쿠시아케처럼 즉석에서 새우튀김, 갖가지 야채, 관자 등을 튀겨준다고 알고 있었지만 제가 갔을 때는 미리 튀겨져 있었고, 그래서인지 특별히 맛있지 않았습니다. 관자 튀김 평이 좋아서 매우 기대한 요리였지만 오징어튀김과 비슷한 수준이었는데 뜨겁지 않아서인지 매력이 없었습니다.
샐러드 코너와 중식, 즉석, 육류코너로 넘어가 볼까요. 우선 전체적인 가짓수는 많지 않습니다. 스펙트럼과 비슷하거나 그보다 더 적을 수도 있는 수준입니다. 하지만 저는 가짓수에는 크게 연연하지 않고 딱 자신 있는 요리들만 알차게 있는 것을 더 선호하기 때문에 문제 될 건 없었습니다. 수프류는 양송이, 게살, 호박 수프 등 평범했고 양송이 수프는 송이 향과 진한 맛을 기대했는데 시중에서 사 먹을 수 있는 정도의 맛입니다. 중식은 유산슬, 칠리새우, 게 튀김, 탕수육 등 매우 기본에 충실한 요리와 크림소스 베이스의 가자미 찜과 바삭하게 튀겨낸 도미, 홍소육과 조금 비슷하지만 토마토소스에 버무린 돼지고기 구이 요리가 있었습니다. 특히 돼지고기 요리는 잡내 하나 없이 부드러우면서도 씹는 식감은 있을 정도의 적당한 굽기가 매우 맛있었습니다. 하지만 가격을 생각하면 조금 더 고급스럽거나 시그니쳐 요리메뉴가 있어도 될 법하단 생각이 들었습니다. 즉석요리는 카레 가락국수, 짬뽕, 송이탕, 마를 넣은 낫또 소바가 있었고 파스타 쪽은 정어리 오일 파스타, 크림, 토마토가 있었는데 낫또 소바는 정말 아무 맛도 나지 않았고 카레우동은 느끼하고 짠 편, 정어리 오일 파스타가 비리지 않고 짭조름하니 맛있었습니다.
이쯤 되니 콘스탄스는 육류코너에 집중했다던데..! 하며 희망 회로를 돌릴 수밖에 없었습니다. 일단 디스플레이는 뒤에 고기를 매달아 놓는다거나, 스펙트럼처럼 커다란 토마호크를 가져다가 써는 퍼포먼스라던가, 메리어트처럼 넓은 섹션을 쓴다거나 하는 것 없이 좁은 골목 같은 곳에 고기가 조금씩 놓여있었습니다. 양갈비, 부챗살, LA갈비, 로스트비프, 닭구이류와 구운 야채들이 있었고 구운 전복도 함께 있었습니다. 눈길을 잡을 만큼의 뭐가 없어서 또 한 번 실망을 했지만 일단 가져온 고기들이 다 맛있었습니다. 특히 부챗살은 그렇게 맛있는 부위가 아님에도 질기지 않고 입에서 아주 살살 녹아 고기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 저도 여러 번 먹게 되었습니다. 아까 중식 코너에서도 돼지고기 요리도 그랬지만 고기 맛집이긴 한 것 같았습니다. 하지만 같이 가져온 작고 소중해 보였던 전복은.. 구이임에도 불구하고 또 비린맛이 느껴져 뱉어버렸고 다시 밀려오는 배신감. 여기는 해산물을 신선한 걸 쓰지 않는 건지, 아니면 조리법이 잘못된 것인지 해산물이 하나같이 너무 맛이 없는 것이 매우 매우 매우 안타까웠습니다. 구색 갖추기용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었네요.
다음은 샐러드 코너에 있는 육회도 평이 좋길래 먹어봤는데, 역시 맛있었습니다. 양념도 자극적이지 않고 아주 부드럽고 적당히 기름기도 있어서 식감이 아주 좋았습니다. 육류 맛집이네요. 나머지 샐러드들은 평범했고 더덕구이가 겉바속촉으로 아주아주 괜찮았습니다. 그리고 요즘 제가 꽂혀있는 음식이 바로 '파테'라는 건데요, 페이스트리 반죽으로 만든 파이 크러스트(crust)에 고기, 생선, 채소 등을 갈아 만든 소를 채운 후 오븐에 구운 프랑스 요리라고 합니다. 비슷하게는 '테린'이라는 음식이 있기도 합니다. 하여간 이걸 만들어 파는 곳은 거의 없는데 여기서 큼지막한 파테 요리를 만나다니 정말 신이 났습니다. 위 사진에서 좌측 아래입니다. 보통 빵집에서 개당 7000~1만 원선에 파는데, 여기서 몇 개만 먹어도 본전은 뽑는다 싶어서 한 개 가져와서 먹었는데 맛이 좋았습니다. 하지만 너무 커서 한 개를 다 먹진 못했네요. 이 파테때문에 콘스탄스에서 느낀 섭섭한 마음이 조금은 누그러졌습니다.
다음은 조선델리로도 유명한 호텔이라 디저트에도 기대가 컸는데, 우선 비주얼적으로 맛있어 보이는 것이 별로 없어서 다쿠아즈와 케이크류를 조금씩 가져다 먹었습니다. 슈는 홈런볼 같은 느낌이라 맛있었고 유명한 블랙 포레스트는 맛있다는 느낌은 받지 못했습니다. 디저트로 나머지 50% 배를 채울 정도로 디저트를 중요시하는 저로선 만족스러운 편은 아니었습니다. 가장 맛있게 먹은 디저트는 아이스크림이었는데, 맛이 하겐다즈였던 것 같습니다. 다른 뷔페에 비해 디저트류가 조금 촌스러운 구성이지 않나 생각이 들었습니다.
커피와 티 종류는 자리에서 주문할 수 있는데 좋은 건 저지방 우유와 두유로 변경 가능한 점이었습니다. 평소 두유 카푸치노를 즐겨먹는 제게는 반가운 메뉴였고 따뜻한 두유 카푸치노를 주문했는데... 음. 일단 커피잔 겉으로 흘러서 굳어버린 커피 찌꺼기가 거슬리고 거품도 라테아트를 하다만 건지 원래 저런 건진 알 수 없네요. 맛은 고소하기보다는 평범했습니다. 이후 아이스 아메리카노와 히비스커스 티를 주문했는데, 아메리카노는 산미 없이 적당히 맛있었고, 히비스커스 티가 타 블로그에서 아주 맛있다 그래서 일부러 주문한 것이었지만 상큼하지도 않고 그냥 묽은 물맛 정도로 별로였습니다.
마무리 총평입니다. 한두 바퀴 돌고 2~3 접시에 식사를 모두 맛볼 수 있을 정도로 가짓수가 많지 않고 그중에 딱 이렇다 할 메인 요리는 없었습니다. 2번 먹고 싶은 메뉴는 오로지 부챗살, 육회, 더덕구이, 돼지고기였습니다. 비렸던 해산물류는 그렇다 쳐도 튀김류를 굉장히 기대했는데 그냥 일반 뷔페를 가서도 흔히 맛볼 수 있는 정도라 아쉬웠습니다.
평소 뷔페에서보다 식사를 빠르게 끝내고 다시 실내 디자인과 바깥 풍경을 휘 둘러보았습니다. 굉장히 높은 층고와 통유리로 들어오는 햇살. 정말 분위기는 참 좋구나 느꼈습니다. 평일 런치에서만 느낄 수 있는 여유로운 감성이 추가된 건지는 모르겠지만 확실히 고급스럽고 우아한 분위기가 계속 머물고 싶고 음식까지 맛있었다면 정말 이 가격보다 더 높게 주고서라도 자주 방문할 텐데 라는 아쉬움이 사라지질 않았습니다. 입맛이 까다롭지 않은 편이고, 다만 호텔 뷔페를 즐겨가는 편이라 비교를 안 할 수가 없어 이 정도의 평가지만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느낄까? 하고 가장 궁금해지는 콘스탄스 뷔페였습니다.
오늘 좋은 시간을 보냈다면 부모님을 데리고 한 번 더 방문해야겠다 생각했지만 그 생각은 접어야겠습니다. 이제 반포 JW 메리어트의 플레이 버즈는 조금 지겹다 하시는데, 더 음식도 맛있고 분위기도 좋은 곳을 아직 발견하진 못한 것 같습니다.
*조선 팰리스 콘스탄스 뷔페 할인 팁입니다. 멤버십인 메리어트 본 보이 어플을 설치하시고 간단하게 회원가입 후 계산할 때 보여주시면 누구난 '멤버'등급으로서 10% 할인이 가능합니다. 본 보이 멤버십 등급은 멤버-실버-골드-플래티늄-티타늄으로 나뉘는데 높아지는 등급에 따라 혜택이 더 크게 주어집니다. 일단 회원이 아니시라면 가입하시고 뷔페 할인 혜택 꼭 받으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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