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리 맛집 잉꼬 칼국수, 새 건물로 이전 후의 맛 변화
겨울 되면 많은 사람들이 더욱 많이 찾는 국수.
국수는 웬만하면 맛없을 수 없는 국민음식이자 국민 분식입니다.
2021년 1월의 겨울은 눈도 펑펑 내리고 영하 18도까지 떨어져서 체감온도는 영하 20도가 넘는 등 강추위도 많이 겪은 나날들이었습니다.
그래서 더욱 뜨끈한 국물이 생각나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저도 칼국수로 유명한 구리에 있는 잉꼬 칼국수가 불현듯 생각나더라고요.
작년 가을 즈음에 방문했을 때 줄 1시간 서서 좁은 공간에서 가족과 함께 먹었었습니다.
줄도 오래 서서 힘들었던 기억, 양이 많았던 기억, 김치가 매웠던 기억, 좁아서 불편했던 기억, 하지만 감자 넣은 살짝 걸쭉하면서도 진한 국물이 참 맛있었던 기억, 칼국수 면발이 굵고 고소해서 식감이 좋았던 기억.
이렇게 여러가지가 다 생각날 정도로 임팩트가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저는 원래 한 번 갔던 곳은 또 가지 않는 스타일인데, 그때 당시 '맛있긴 한데 이렇게 줄 서서 먹을 정도인가?' 하는 느낌이 있었습니다.
아직 절반도 못 먹었는데 뒤에 길게 선 줄 때문에 마음 놓고 먹지 못하는 분위기가 매우 아쉬웠습니다.
그런데 이상하게 집에 오고 나니 자꾸만 생각나는 그런 맛이었습니다.
마치 평양냉면 처음 먹을 때 이게 대체 무슨 맛이지? 하는 생각이 머릿속에 떠다녔으나 집에 가서 자꾸 생각나는 그런 중독성 있는 먹거리들처럼요.
그게 딱 그런 느낌이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날씨가 하루 살짝 풀렸을 때 다시 구리시 교문동에 있는 잉꼬 칼국수를 찾아갔습니다.
저희 집에서 2~30분 안에 있는 거리라 기꺼이 찾아가 다시 한번 그 맛을 확인하고 싶었습니다.
이번에는 눈치 안 보고 꼭 다 먹고 오리라! 하는 다짐과 함께 말입니다.
그리고 평일 오전 시간에 일찍 가면 줄 서는 것도 덜할 것 같아서 기대하는 마음으로 출발했습니다.
그런데 내비게이션에 '잉꼬 칼국수'라고 경로를 찍었는데, 여러 후기글에 처음 보는 음식점 사진이 대표 사진으로 걸려있었습니다.
그 사진은 제가 예전에 방문했었던 그 허름하고 레트로 감성의 잉꼬 칼국수 간판이 아니었고 위치 또한 달랐습니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후기글을 보았더니 이전을 했다고 쓰여있었습니다.
잉꼬 칼국수가 국수 하나로 건물을 세웠다 하는 소문은 진짜였던 것이죠.
알아보니 2020년 11월에 이전했다고 합니다.
다른 분들 후기가 알음알음 꽤 올라와 있었는데 사진을 보니 건물이 정말 세련되고 멋졌습니다.
이 정도면 손님도 더 많이 받을 수 있고 더 쾌적한 환경에서 여유 있게 먹어도 될 것 같아서 오히려 더 반가운 마음이었습니다.
위치는 내비게이션이 알아서 바뀐 장소로 안내해주었습니다.
평일 낮이라 그런지 차도 별로 안 막혀서 금방 도착했습니다.
저는 이전하기 전 위치처럼 가게 앞에는 넓은 주차장이 복잡하지 않은 길목에 건물을 지었을 거라 예상했는데 예상과는 전혀 다르게 번화가의 시장 골목 안에 있는 3층짜리 건물이었습니다.
1층은 주차공간이고 2층부터가 칼국수집입니다.
골목이 매우 좁았고 수시로 들어갔다 나왔다 하는 차들이 있어서 운전이 꽤나 힘들었습니다.
또한 가게의 외관을 사진 찍고자 해도 골목으로 차가 계속 들어오는 바람에 외관은 찍지도 못했습니다.
아래는 1층 주차장 사진입니다.
사진으로는 엄청 커 보였는데 그렇게 큰 건물은 아니었어요. 주차가 10대 정도 들어가는 사이즈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지은 지 얼마 안 돼서 그런지 건물 정말 깨끗하고 쾌적했습니다.
시장 안의 낡고 낮은 건물들 사이에 이 건물만 이렇게 세련되고 높이 지어져 있어서 한눈에 튀어 보이긴 했습니다.
하지만 건물끼리 너무 다닥다닥 붙어있어서 주차안내요원이나 팻말 없으면 운전자 혼자서는 찾기 힘들었습니다.
가까이 가서야 이 건물이 새 잉꼬 칼국수 건물이구나 하고 알 수 있습니다.
2층 입구에 도착하니 평일 낮인데도 자리는 거의 다 채워져 있었기에 또 줄 서야 하나 싶었는데 다행히도 입구에 안내하시는 분이 결제부터 하고 안 쪽 자리로 들어가라고 하시더군요.
인원수대로 선결제하고 나니 '몇 번 자리 앉으세요' 하고 말씀해주시면 알아서 번호 찾아서 가는 시스템입니다.
그래도 매장 안이 꽤 넓었는데 어느 방향이라고 지시를 대충 해주셔서 조금 헤맸네요.
분위기는 시끌시끌했고 테이블마다 자리는 적당히 간격이 있었어요.
저희는 제일 작아 보였던 2인석 자리를 배정받았어요.
다른 3~4인용 많았지만 다른 손님들을 위해 비워놓으신 것 같더라고요.
앉자마자 뭐가 막 돌아다니길래 봤더니 배달 로봇이 있습니다.
주차장에 '로봇이 있어요' 하는 팻말이 서있더니 저걸 말하는 거였어요.
칼국수를 저 배민 로봇이 움직이면서 테이블로 알아서 가져가면, 주변에 있던 직원분이 음식을 손님 탁자에 직접 놔주는 방식이었어요.
뜨거운 음식인데 사고 날 일도 적고 테이블에 음식 순서 잘못 나갈 일도 없고, 직원분들도 이제 매장이 넓어져서 돌아다니기 힘드실 텐데 효율성도 있고 아주 좋더라고요.
테이블 번호를 입력하면 자동으로 가는 시스템인지 알아서 착착 잘 갑니다.
대신 저 로봇 움직이는 길을 막거나 하면 안 되겠죠? 테이블에도 주의하라고 쓰여있습니다.
주문하고 그렇게 오래 기다리지 않아 곧 음식이 나왔어요.
역시나 어마어마한 양이 나왔습니다.
이 칼국수 면발과 감자가 들어가서 엄청 고소해 보이는 국물, 그리고 저 매운 김치가 자꾸 생각나게 한 요인이었습니다.
오늘은 꼭 다 먹고 말리라 하며 음식 떨어지기 무섭게 먹었습니다.
면발의 꼬들함과 식감은 그대로였는데요, 좀 짜더라고요.
깜짝 놀랐어요.
이전에 잉꼬 칼국수는 고소하고 자극적이지 않은 심심한 맛이 있어 다른 짜기만 한 칼국수집이랑 차별화가 있었는데 이번엔 너무 짜서 물까지 더 부었는데도 짠 편이었습니다.
예전에 칼국수와 국물, 김치와 깍두기가 한데 어우러져 나는 그 적절한 간이 참 좋았는데 제 입맛이 이상해진 건지, 여기가 음식 맛이 바뀐 건지 알 수 없는 노릇이지만요.
아무튼 개인적으로는 예전에 그 맛이 전혀 아닌 것 같아서 조금 실망했어요.
국물도 예전의 진득한 맛이 아닌 좀 더 맑고 조미료랑 소금 많이 들어간 맛.
원래 칼국수 양도 많아서 밥은 따로 안 먹으려고 했는데 짜서 밥도 하나 달라고 했습니다.
칼국수와 정말 잘 어울리는 조밥을 공짜로 주는 것도 이 가게의 메리트입니다.
많이 주시는 것보다 저렇게 한 주걱 퍼서 주시는 양이 딱 좋긴 하네요.
먹고 모자라면 더 달라면 되니까요.
아무튼 저는 이전보다 맛이 변한 것 같아서 이제 또 찾아 올 일이 없겠구나 하는 생각을 했어요.
하지만 면발이 정말 오동통하고 쫄깃해서 그거 하나는 정말 차별화되고 최고예요.
면발만 따로 사고 싶을 정도입니다.
면발의 식감은 따라올자가 아직은 없겠으나 국물이 다른 칼국수집과 비슷한 맛으로 변한 것 같아서 아쉽네요.
가게를 이전해서 손님을 더 많이 받게 돼서 변했다고 느낀 건 아닌 것 같아요.
손님 오시는 속도가 예전 작은 가게였을 때 줄을 섰던 딱 그 정도만큼 계속 들어오고, 가게가 넓어지니까 수용이 가능해 보였습니다.
여전히 인기가 많은 맛집입니다.
이젠 줄 많이 안 서고 쾌적한 환경에서 먹을 수 있어요.
주차공간은 굉장히 부족해서 주차장이 혼잡한 것만 빼면요.
일단 이건 개인적인 입맛이니 잉꼬 칼국수 좋아하시는 분들은 이전한 새로운 가게 가서 한 번 드셔 보세요.
회전율도 훨씬 좋아져서 줄 안 서고 드실 수 있을 것 같아요.
다음에는 다른 칼국수 맛집을 찾아서 맛집 공유 포스팅으로 돌아오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