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 석촌호수 돈까스 추천 맛집, 긴자 료코
오랜만에 송파구 잠실 쪽에서 괜찮은 돈까스집 하나를 찾았어요.
원래 송리단길이 맛집이 많이 생겨서 유명하긴 하지만 또 그만큼 줄도 너무 길고 주차도 힘든 지역이라 잠실 쪽은 맛집이 있어도 잘 안 가게 돼요.
예전에 멘야하나비 마제 소바도 너무 유명했어서 추운 겨울날 2시간 줄 서서 먹은 기억이 나네요.
물론 맛은 있었지만 이게 줄 서서 먹을 만큼이었나 라고 생각한 기억도 함께요.
전 입맛이 까다로운 편도 아닌데 맛집이라고 소문나서 줄 선 곳들에서 만족감을 느낀 곳들이 별로 없는 것 같습니다.
그래도 비싸지 않은 금액에 맛있다 라고 생각한 곳들은 많이 찾아다닌 편이라 꽤 많이 알고 있습니다.
여기 긴자료코도 딱 그런 집 같아요.
제 기준의 가성비
"1인당 2만원 미만으로 먹을 수 있는 적당한 가격에 10점 만점의 8점 이상이면서 위생 좋고 서비스가 괜찮아서 재방문 의사가 있다 하는 곳"
저는 건강관리상 돈까스를 자주 먹는 편은 아니지만 그래도 꼭 엄청 당기는 패턴이 올 때가 있습니다.
돈까스도 참 좋아하고 한식 일식 중식 양식 중에서는 한식과 일식을 참 좋아하는 편이라 두 가지가 모두 충족되어서 더 괜찮았던 곳인 것 같아요.
여기는 '돈까스' 라는 키워드로 검색하다가 우연히 발견한 곳인데 돈까스의 비주얼에 매료되어 이 곳은 대체 어디일까 했더니 체인점이더라고요.
사실 체인점은 무난한 맛을 내겠지만 또 그렇게 희귀하지 않아서 웬만하면 가지 않아요.
그런데도 메뉴가 너무 맛있어 보이고 평도 좋길래 가봐야지 하고 저장해 두고 있었죠.
그러다가 벼르고 벼르다가 송파에 볼일이 생겼을 때 방문하게 되었어요.
매장명은 '긴자 료코 석촌호수' 점이고 잠실역과 석촌호수역 사이에 있지만 석촌호수역이 조금 더 가까워요.
석촌호수역 1번 출구로 나와 도보 10분 정도 걸립니다.
저는 차로 이동했는데 매장 앞은 주차 불가라 골목 아무 데나 대놓고 들어갔어요.
11시 40분쯤 도착했는데 손님은 아무도 없었어요.
눈이 많이 와서 그런가 그래도 음식이 맛있으면 동네 직장인들이라도 하나 둘 있을만한 평일 점심시간대의 시간인데 아무도 없으니 조금 불안했습니다.
매장 첫인상은 내부가 엄청 좁은데요, 그래도 굉장히 청결하고 주방이 오픈형이었는데 깔끔해서 일단 들어앉은 순간 정갈한 음식점 덕분에 기분이 좋았습니다.
메뉴 주문은 키오스크에서 하면 되는데요 메뉴마다 그림도 있어서 편하게 주문 가능합니다.
요즘은 코로나 때문에 대면 주문보다는 기계주문이 훨씬 깔끔하고 편합니다.
저는 처음부터 데미그라스 돈가스 세트를 먹을 생각이었기 때문에 망설임이 없었고요, 남편은 베이컨크림우동을 시켰어요.
좌석은 전부 bar 처럼 생긴 것 밖에 없더라고요.
저희는 주방과 연결된 자리에 앉았어요.
저희가 첫 손님이라 주문하자마자 남자 사장님 여자 사장님 두 분이서 열심히 음식을 조리하시는데, 자리에서 전부 지켜볼 수 있었어요.
솔직히 안 보고 싶어도 주방이 훤해서 눈을 둘 곳도 없고 옆에 앉은 사람도 고개를 굳이 돌려야 하기 때문에 저절로 요리하는 모습을 볼 수밖에 없어요.
마치 일부러 조리하는 모습을 보게끔 해놓을 것 같더라고요.
위생과 요리과정에 엄청 자부심이 높다는 말이겠죠?
두 분 뚝딱뚝딱 튀기고 끓이고 하시더니 음식은 10분 정도 후에 나왔어요.
그 사이 저희는 셀프바에서 김치랑 무를 가져다 놓고 우거지 된장국도 퍼서 계속 맛있게 먹고 있었답니다.
일다 여기 우거지 된장국 정말 맛있어요.
웬만해서 이런 돈까스집에서 주는 된장국 다 거기서 거기인데, 여기는 깊은 맛이 참 탁월했습니다.
국 안에는 우거지가 엄청 많이 들고, 작은 새우로 맛을 냈는데 새우도 엄청 많이 들어서 계속 먹었어요.
거의 바닥이 보이도록 계속 먹은 것 같아 죄송했습니다.
아무튼 그렇게 추운날씨에 따뜻한 국으로 몸을 데우고 있는데 먼저 데미그라스 돈까스세트가 나왔습니다.
좀 더 욕심부려서 세우랑 감자고로케까지 함께 들어 있는 set 메뉴를 시켰습니다.
저 소스가 생크림으로 만든 데미그라스 소스인데 맛도 좋고 아낌없이 듬뿍 뿌려줘서 유명한 것 같아요.
소스를 주문과 즉시 프라이팬에 재료를 넣고 만드시더라고요.
소스에서도 김이 모락모락나며 따뜻하니 정말 맛있어 보였어요.
다만 후기에서는 크기가 어마어마하다 했는데 그 정도는 아니고 돈까스 한 장 당 제 손바닥으로 가려질 정도입니다.
그래도 꽤나 두툼하고 3장이나 되는 양, 그리고 새우튀김도 크고 두껍고 고로케도 딱 적당한 2입 크기였어요.
제가 정말 좋아하는 황금색튀김입니다.
갓 튀기고 갓 만들어서 너무 맛있어 보입니다.
저는 저렇게 예쁘게 담아내는 것도 서비스 측면에서 세심하게 본답니다.
곧이어 남편의 베이컨 크림우동도 나왔어요.
근데 여기서 놀랄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릇 크기가 진짜 깜짝 놀랄 만큼 컸거든요.
저는 돈까스 크다는 얘기만 들어보고 간 거라 면발 종류가 이렇게 클 줄 몰랐기에 엄청 놀랐네요.
일단 솔직히 말하면 그릇이 큰 만큼 양을 많이 주는 것보다는 이 그릇으로 긴자 료코만의 차별점으로 자리 잡은 것 같았습니다.
그 때문인지 이 그릇 안에 담긴 요리가 제 머릿속에 각인돼서 계속 생각이 났습니다.
하나의 마케팅이겠지요.
일반 그릇에 옮겨놔 보면 다른 집과 비슷할 수도 있겠지만 그래도 저 큰 그릇을 웬만큼은 채워야 하기에 다른 곳 보다 양이 많았음을 확인할 수 있었어요.
아쉬운 것은 가뜩이나 바 테이블 좁은데 그릇이 크니까 그릇을 안고 불편하게 먹는 제 남편을 발견할 수 있었네요.
다른 지점은 일반 테이블도 있는 것 같습니다.
여기는 좁아서 조금 불편하게 먹고 빨리 나가야 할 것 같은 분위기긴 하네요.
베이컨 크림 우동은 저렇게 위에 반숙 수란이 올려져 나와서 톡 터뜨려서 먹으면 더욱 먹음직스럽고 맛있습니다.
먼저 한 입 베어 문 돈까스 맛은 어떨까요?
돈까스가 정말 잘 튀겨졌습니다.
살코기 두께도 꽤나 두껍고 소스로 뒤덮여 느끼할 수도 있겠다 싶었는데 전혀 그렇지 않아요.
오히려 담백하다 라고 느껴질 정도였어요.
돼지고기 자체가 좋은 걸 쓰는 것 같았어요.
잡내도 안 나고 포슬포슬한 식감이 질 좋다는 게 느껴졌어요.
그리고 소스는 자극적이지 않은 맛이었어요.
스테이크 소스처럼 톡쏘거나 짜거나 하는 맛이 아니라 부드럽고 담백한 맛입니다.
맵고 짜고 자극적인 것 좋아하시는 분들은 오히려 심심하다고 느끼실 수 있습니다.
그럴 땐 옆에 김치와 깍두기로 짠맛도 느끼면서 아무래도 튀김에서 느껴지는 느끼함도 잡아주면서 조화를 잡을 수 있더라고요.
저는 자극적인 맛 안 좋아해서 괜찮았습니다.
조금 더 달콤하거나 크리미 하면 더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은 했어요.
베이컨 크림 우동은 어땠을까요?
베이컨 들어있고 크림우동이라 고소 짭조름할 줄 알았는데 아주 고소합니다.
짠맛이 전혀 없어요.
전 안 짜서 좋았고, 베이컨을 오히려 부담스럽지 않게 먹을 수 있어 좋았어요.
좀 밍밍하다 싶을 때 베이컨을 집어먹으면 딱 좋거든요.
하지만 돈까스 후기와 비슷하게 누군가에게는 싱겁다고 느껴질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럴 땐 소금 치면 되지만 아예 짜게 나와서 먹기 힘든 것보단 훨씬 제 스타일이었네요.
크림의 고소함이 온전히 느껴지는 크림우동이었답니다.
가격은 데미그라스돈까스세트 : 13,000원
베이컨 크림 우동 10,000원.
딱 알맞은 가격대였어요.
그런데 네이버에서 긴자 료코 석촌호수점 치면 가격이 이거보다 비싸게 나오던데 왜 그러는 걸까요?
저는 네이버에 나온 가격인 15,000원을 생각하고 방문했는데 2,000원 더 저렴해서 좋았습니다.
저희가 한 창 먹고 12시 10분쯤 되었을 때, 그때 사람들이 몰리기 시작했어요.
그리고 배달의 민족 주문! 쿠팡 잇츠 주문! 요기요 주문! 계속 울립니다.
나중에 배달원들도 계속 방문하시고요.
사람 없어서 맛없는 덴가 하고 맨 처음에 생각했던 것이 미안하게끔 사람들이 마구 몰리더라고요.
순식간에 매장도 꽉 차고 사장님들도 손이 매우 바빠지셨어요.
먹는 와중에 연어덮밥 만드는 걸 봤는데 바쁜데도 한 점 한 점 정성스럽게 예쁘고 깔끔하고 위생장갑 철저하게 끼면서 포장하셨습니다.
이런 정성이라면 조금 오래 걸려도 믿을만하게 배달시킬 수 있는 곳인 것 같았어요.
오픈 주방을 한 이유가 있구나, 싶기도 하고요.
맛도 맛이지만 다들 관리를 철저하게 하시는 것 같아서 날이 따뜻해지면 또 와서 다른 메뉴도 먹어보고 싶네요.
긴자 료코, 추천드려요!